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한다면, 남겨진 배우자는 상속 문제로 큰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현재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황혼 재혼이나 동거 등 사실혼 관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 문제는 더욱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이자 경제적 취약 계층의 경우 사실혼 관계 해소로 인해 남아 있는 생존 배우자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을 인정할 필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실혼 배우자가 갑작스럽게 혼인신고 없이 사망한 경우라도 남아있는 배우자는 재산을 상속받아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현행법상 사실혼 배우자 역시 상속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명칭은 상속이 아니라 특별 연고자 재산 분여라는 형식으로 재산을 받을 수 있고, 재산 분여 요건, 절차 및 재산 범위 등에 있어서 상속과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사실혼 배우자가 특별 연고자 재산 분여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요건, 이용 절차, 상속받을 수 있는 재산의 범위 등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사실혼, 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관계?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는 법적으로 혼인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민법상 상속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사실혼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상속권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혼 관계에서도 장기간 함께 생활하며 경제적, 정신적으로 깊은 유대 관계를 형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을 배제하는 것은 사회적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현실을 고려하여 특별 기여자 재산 분여 제도를 도입하여 피상속인에게 다른 상속인이 없어 상속재산이 국고에 귀속될 상황에서는 사실상 가족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였던 특별 연고자 (대표적 예가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과 유사한 재산상 권리를 법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특별 연고자 제도, 사실혼 배우자의 구제책?
다만, 특별 연고자 제도 재산 분여 제도는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특별연고자가 상속에 준하여 재산을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입니다. 여기서 특별 연고자는 피상속인과 생계를 같이 하거나 요양, 간호 등 특별한 연고가 있었던 사람을 의미하며, 사실혼 배우자가 대표적인 특별 연고자의 예입니다.
사실혼 배우자가 특별연고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속 재산 분여 청구 시 사실혼 배우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평소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함께 찍은 사진, 동거 사실 입증할 수 있는 서류 등)를 제출하면 법원이 이를 참작하여 상속 재산을 분여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혼 배우자가 특별 연고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을 뿐이지 실제 부부와 동일한 관계였다는 수준으로 사실혼 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재산 분여의 범위도 법원의 재량에 따라 전부 또는 일부 분여가 결정되기 때문에 특별 연고자로서 어느 정도 재산을 분여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그 밖에 특별 연고자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
1. 생계를 같이한 자: 사실혼 배우자, 사실상의 양친과 양자, 계모자 등 가정적 공동생활을 했던 경우.
2. 피상속인을 요양·간호한 자: 가사 도우미나 간호사로서 헌신적으로 간호한 경우.
3. 기타 특별한 연고가 있는 자: 혈족이나 인척 관계로 가까웠던 사람, 친구의 자식 등.
※ 중요한 점은 위 관계에 있다고 무조건 특별 연고자로서 재산분여를 신청할 수는 없고, 특별 연고가 형성될 정도로
특별한 관계였다는 점을 법원에 소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상속 재산 분여 청구 방법
- 특별연고자 재산분여 신청은 상속인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어야 비로소 신청할 수 있으므로, 특별 연고자는 가정 법원이 상속인의 수색 공고에서 정한 상속권 주장 최고 기간이 만료된 날 2개월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 위 기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 관할 법원은 피상속인의 마지막 주소지 가정 법원입니다.
- 법원은 청구인이 특별 연고자인지 여부, 상속 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분여 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마무리
사실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점차 변화하고 있습니다. 동거, 비혼주의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 형태가 등장하면서 사실혼 관계를 인정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을 명확히 규정하고 보호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법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법령상으로는 특별 연고자로 인정받아 재산 분여를 받는 방법이 가능하므로, 사실혼 배우자 스스로도 사실혼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 기타 특별 연고자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 해당 재산이 남아있는 사실혼 배우자로서 가정을 유지하는 데 절실한 이유 등 재산 분여의 이유를 철저히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절차를 혼자 힘으로 한다는 것은 매우 험난할 수 있으므로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의 조력과 조언을 받아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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