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윤 모 씨는 남편의 사망 후 상속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생전에 납부하지 않은 양도소득세에 대한 납세 의무를 부과받는 억울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국세청은 윤 씨가 수령한 사망보험금을 상속재산으로 간주하여 세금 납부를 요구했고, 조세심판원과 1심 법원은 이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윤 씨는 포기하지 않고 항소를 제기했고, 서울고등법원은 윤 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법원은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닌 수익자의 고유재산이므로, 상속 포기와 관계없이 수령이 가능하며 상속포기하여 상속채무를 승계하지 않으므로 남편이 납부하지 않은 양도소득세 납세 의무도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은 사망보험금의 법적 성격과 상속 포기의 효력에 대한 중요한 판례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위 판례 사례에도 불구하고 사망보험금이 무조건 수익자의 고유재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상속재산에 해당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만일 사망보험금이 상속재산으로 인정되는 경우 사망보험금을 수령하면 단순승인으로 의제되어 나머지 상속채무도 모두 인정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망보험금이 민법상 고유재산으로 인정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세금과 관련해서는 보험계약 체결 및 보험료 납부 경위에 따라 상속세 등의 세금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생명보험 가입시 이러한 점을 미리 인지하고 대비하신다면, 사망보험금 수령으로 원치 않았던 상속채무까지 승계하게 되거나 상속세 등 세금을 납부하게 되는 불이익을 사전에 막을 수 있으므로, 생명보험 가입 하시려는 분이나 현재 생명보험료를 납부하고 계신 분들이 라면 꼭 읽어보시고 계약 상황을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망 보험금은 상속인의 고유 재산인가, 상속 재산인가
이 점은 사망보험금의 보험수익자 지정을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생명보험에 가입할 때 피보험자(피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한 경우: 이 경우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에 해당합니다. 생명보험에 있어서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 중 1인인 자신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한 경우에도 그 지정은 유효하며, 보험수익자의 사망으로 상속인이 보험수익자가 되면서 그 보험금은 상속재산이 됩니다(대법원 2000. 10. 6. 선고 2000다38848 판결).
- 보험수익자를 상속인으로 지정한 경우: 보험금은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해당합니다.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한 생명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은 피보험자의 사망 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이 경우에는 상속인은 상속과 무관하게(상속포기하였어도) 자신의 재산으로서 사망보험금을 수령할 권리를 가지는 것입니다.
최근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9다300934 판결에서도 보험계약의 성격과 수익자 지정에 따라 사망보험금이 상속재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을 재확인하였습니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9다300934 판결 중
"생명보험은 피보험자의 사망, 생존, 사망과 생존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이다(상법 제730조). 생명보험의 보험계약자가 스스로를 피보험자로 하면서 자신이 생존할 때의 보험수익자로 자기 자신을, 자신이 사망할 때의 보험수익자로 상속인을 지정한 후 피보험자가 사망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이에 따른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으로 보아야 하고 이를 상속재산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상속인들은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자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이러한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속 포기 후 사망보험금 수령 시 주의사항
상속 포기는 피상속인의 재산상 권리와 의무를 모두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사망보험금이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인정되는 경우, 상속 포기와 무관하게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속 포기가 보험금 수령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의미하며, 위 대법원 판례 또한 동일하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속포기 후 상속재산에 해당되는 사망보험금을 수령하는 경우, 상속재산 처분에 해당하여 민법 제1026조상의 단순승인 의제 사유에 해당되어 상속포기가 무효가 되고 상속 채무를 모두 승계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사망보험금 수령 전에 해당 보험계약 체결 경위 및 보험수익자가 누구로 지정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확인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망보험금과 유류분 문제: 특별수익 해당 여부
보험금이 고유재산으로 인정되어 상속재산이 아닌 경우에도 유류분 산정을 위한 특별수익에는 해당할 수 있어 여전히 상속분쟁의 대상은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 공동상속인 아닌 제3자가 사망보험금을 수령한 경우 : 이 경우 대법원은 피상속인이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여 공동상속인이 아닌 제삼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한 경우, 그 제삼자가 수령한 생명보험금은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22. 8. 11. 선고 2020다247428 판결)
대법원 2022. 8. 11. 선고 2020다247428 판결의 관련 내용 요지
1. 망인이 제3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한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납입한 경우, 이는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로 볼 수 있다.
2. 다만, 이러한 공동상속인 아닌 제삼자에 대한 증여이므로,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의도로 이루어졌거나 상속 개시 전 1년 이내에 이루어진 경우에만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될 수 있다. (민법 제1114조)
3. 따라서, 단순히 제3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유류분 반환 청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증여 당시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의도가 있었는지, 상속 개시 전 1년 이내에 이루어졌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 공동상속인 사망보험금을 수령한 경우 : 피상속인이 피보험자를 자신으로, 보험수익자를 상속인 중 일부로 하여 생명보험계약을 맺고 보험료를 피상속인이 모두 부담함으로써 피상속인 사망 시 공동상속인 중 보험수익자로 된 일부만이 보험금을 지급받는 경우에 있어서 이러한 보험금 청구권은 상속재산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공동상속인의 특별수익에는 해당합니다. (이에 대한 대법원 판례는 아직 없으나, 서울고등법원 2016. 4. 8. 선고 2015나4124 판결 등 하급심 판결 다수 존재)
따라서, 공동상속인 또는 제3자가 고유재산으로서 사망보험금을 수령한 경우라도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유류분반환청구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으며, 보험료 납입 주체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유류분 청구가 가능한지 여부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법률전문가의 사전 상담을 통해 검토받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망보험금과 상속세 등 세금 문제
또한, 생명보험 수익자가 상속인으로 지정되어 사망보험금이 민법상 상속재산에 해당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세금에 있어서는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사망으로 인한 보험금도 상속재산으로 간주하므로 상속세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상속세가 아닌 증여세가 과세되거나 아무런 납세의무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8조(상속재산으로 보는 보험금)
①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받는 생명보험 또는 손해보험의 보험금으로서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인 보험계약에 의하여 받는 것은 상속재산으로 본다.
② 보험계약자가 피상속인이 아닌 경우에도 피상속인이 실질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였을 때에는 피상속인을 보험계약자로 보아 제1항을 적용한다.
위 상증세법 제8조에 따른 상속세 납부 대상 여부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케이스 | 보험계약자 | 실제 보험료 납부자 | 사망보험금 상속세 과세 대상 여부 |
| 1 | 피상속인 | 피상속인 | 상속세 과세 대상 |
| 2 | 상속인 | 상속인 | 상속세 과세 대상 아님 |
| 3 | 피상속인 | 상속 | 상속세 과세 대상 아님 (조세심판원 2020. 7.21. 조심2020서1301) |
(참고) 보험계약자가 피상속인이지만 실제보험료 납부는 상속인이 한 경우
이 경우에 대해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조세심판원은 조심 2020서1301 사건에서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였지만 보험료를 상속인이 부담한 경우에 대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 제2항을 반대로 적용하여 상속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피상속인이 계약자라 하더라도 상속인이 보험료를 납부한 경우에는 상속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이러한 조세심판원 판단을 종합해보면, 결국 생명보험의 보험료를 실제 누가 납부하였는지에 따라 상속세 부과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명보험의 보험료 납부를 상속인이 아닌 제3자가 한 경우, 상속인이 사망 보험금을 수령하게 된다면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회사에서 가입한 임직원 단체보험금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보험료 납입을 한 회사가 사망보험금을 수령하게 된 상속인에게 보험금을 증여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하는 경우입니다.
더불어 일부 사례에서는 회사가 납부해준 보험료를 근로자의 근로소득으로 간주해 해당 근로자가 피보험자로서 보험료를 납부한 것이므로 그 상속인이 수령한 사망보험금을 상속재산으로 보고 상속세가 부과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는 회사가 단체로 가입한 임직원 단체보험의 경우에도 회사가 납입하는 보험료의 성격에 따라 과세당국의 구체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망보험금 수령과 관련하여서는 세무사 등 세무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미리 여러 상황을 대비해 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무리
위 내용을 종합적으로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다만, 아래 표의 모든 사례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가 형성되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아래 표의 내용은 참고용정도로만 생각하시고,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원의 결론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의 법적 대응은 법률 전문가와의 사전 상담을 통해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 구분 | 피보험자 | 보험계약자 | 보험료 납입자 |
수익자 | 고유재산/ 상속재산 |
유류분반환청구 | 상속세/증여세 과세 대상 여부 |
비고 |
| 사례1 | 피상속인 | 피상속인 | 피상속인 | 상속인 | 고유재산 | 가능 | 상속세 과세 가능 | |
| 사례2 | 피상속인 | 피상속인 | 피상속인 | 제3자 | 고유재산 | 가능 (민법 제1114조 조건 충족시) |
증여세 과세 가능 | |
| 사례3 | 피상속인 | 상속인 | 상속인 | 상속인 | 고유재산 | 불가(?) | 상속세 과세 대상X | |
| 사례4 | 피상속인 | 피상속인 | 피상속인 | 피상속인 | 상속재산 | 불가 (특별수익x) |
상속세 과세 대상 | |
| 사례5 | 피상속인 | 제3자 (회사) |
제3자 (회사) |
상속인 | 고유재산 | 불가 | 증여세 과세 가능 (사실관계에 따라 상속세 부과 가능) |
사실상 피상속인 임금으로 보험료를 납부한 것으로 볼 경우 상속세 |
| 사례6 | 피상속인 | 피상속인 | 상속인 | 상속인 | 고유재산 | 불가(?) | 상속세 과세 대상X (조심2020서1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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