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강호 오준성 변호사입니다.
"아버지 사망 후 증권사 계좌를 확인해 보니 MMF, 주식, 청약저축 등이 섞여 있었습니다. 은행 예금처럼 제 상속분만 단독으로 찾을 수 있나요?" 최근 이런 상담이 부쩍 늘었습니다. 피상속인이 남긴 금융자산이 단순 예금뿐 아니라 투자상품까지 다양해지면서, 상속인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2023년 12월, 대법원이 이 쟁점에 대해 매우 중요한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MMF(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 수익권도 은행 예금처럼 법정상속분에 따라 당연히 분할 귀속된다는 내용입니다.
오늘은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21144 판결을 중심으로,
상속재산 속 MMF·주식·청약저축이 각각 어떻게 다른 법리로 처리되는지 명확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핵심 법리 — "가분채권은 당연 분할, 불가분권리는 준공유"

상속재산 중 금융자산을 이해하려면 먼저 두 가지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 가분채권 (可分債權): 급부의 내용이 나눌 수 있는 채권.
예를 들어 1억 원의 은행 예금은 4명이 각 2,500만 원씩 나눌 수 있습니다.
🔹 불가분권리 (不可分權利): 그 성격상 나눌 수 없는 권리.
예를 들어 주식회사 주주 지위, 주택청약 신청권 등은 쪼개면 본래의 기능을 상실합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가분채권은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에게 분할 귀속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습니다(대법원 2016. 5. 4.자 2014스122 결정 등). 즉, 예금과 같은 금전채권은 상속재산분할 절차 없이도 각 상속인이 자기 몫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불가분권리는 공동상속인들이 '준공유' 관계를 형성하므로, 권리 행사를 위해서는 상속인 전원의 합의나 상속재산분할 절차가 필요합니다.
2. 주식 — 단체법적 성격으로 준공유 관계

대법원은 주식에 대해 "주식회사의 주주 지위를 표창하는 것으로서 금전채권과 같은 가분채권이 아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다7074 판결).
주주는 단순히 돈을 받을 권리만 갖는 것이 아니라, 회사 경영에 참여할 권리(의결권), 이익 분배 청구권, 잔여재산 분배 청구권 등 단체법적 성격의 권리를 함께 갖습니다. 이러한 권리들은 분할되면 본래의 기능을 잃기 때문에, 공동상속인들이 준공유하는 관계를 형성합니다.
따라서 상속받은 주식은 상속인 1인이 단독으로 매도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공동상속인 전원의 합의 또는 상속재산분할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3. 청약저축 — 주택공급신청권과 결합된 불가분 권리

청약저축은 이름은 '저축'이지만, 단순한 예금과 성격이 다릅니다. 청약저축 가입자는 예치금을 돌려받을 권리뿐만 아니라 '주택공급을 신청할 권리'를 함께 갖게 됩니다.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1다294674 판결
"주택공급을 신청할 권리와 분리될 수 없는 청약저축의 가입자가 사망하여 공동상속이 이루어진 경우,
공동상속인이 청약저축 예금계약을 해지하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원이 해지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한다."
즉, 청약저축은 단순 환급청구권과 주택청약권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어, 상속인 1인이 자기 지분만큼 단독으로 해지할 수 없습니다. 민법 제547조 제1항(당사자 쌍방이 수인인 경우 해지·해제의 불가분성)에 따라 상속인 전원이 공동으로 해지 의사표시를 해야만 합니다.
4. MMF — 2023년 대법원 판결로 가분성 확립

그렇다면 증권사가 판매하는 MMF(Money Market Fund,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는 어떨까요? 이는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의 수익증권으로, 과거에는 그 법적 성격에 대해 논란이 있었습니다.
하급심에서는 "MMF 수익권은 의결권, 장부·서류 열람권 등 단체법적 권리가 포함되어 있어 주식과 유사하므로 준공유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의 원심도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파기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21144 판결 (요지)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 형태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MMF)의 수익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른 수익증권의 좌수대로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하여 귀속한다.
투자신탁의 수익권에 의결권이나 장부·서류 열람권 등과 같은 단체법적 성격의 권리나 권능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에 관하여 그러한 권리나 권능이 갖는 기능과 중요성의 정도에 비추어
위와 같은 분할 귀속을 인정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대법원이 MMF의 가분성을 인정한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좌수 단위 분할 판매 가능: MMF 수익증권은 '좌수'라는 최소 단위로 균등하게 분할되어 발행되므로, 본질적으로 나눌 수 있는 구조입니다.
🔹 언제든지 환매 가능: 투자자가 자본시장법 제235조 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환매를 청구할 수 있고, 일부 좌수에 대한 환매도 허용됩니다.
🔹 예금과 유사한 인식: 투자자의 손실 최소화와 신속한 회수를 위한 엄격한 규율이 마련되어 있어, 실질적으로 예금과 유사합니다.
🔹 단체법적 권리의 제한적 기능: 주식과 달리 MMF에서 의결권 등 단체법적 권리는 실질적 중요성이 크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제한이 있습니다. 수익증권 발행과 판매의 최소 단위인 1좌 미만에 대해서까지 권리를 행사하거나 환매를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즉, 법정상속분에 따라 나눴을 때 1좌 미만의 소수가 나오면 그 부분은 단독 환매가 불가능합니다.
5. 한눈에 비교 — 금융자산별 상속 처리 방법
| 구분 | 일반 예금 | MMF·투자신탁 | 주식 | 청약저축 |
|---|---|---|---|---|
| 법적 성격 | 가분채권 | 가분채권 | 불가분 (주주지위) | 불가분 (청약권 결합) |
| 단독 청구 | 가능 | 가능 (1좌 단위) | 불가능 | 불가능 |
| 근거 판례 | 2014스122 | 2023다221144 | 2003다7074 | 2021다294674 |
| 해결 방법 | 예금지급청구소송 | 환매청구·소송 | 상속재산분할심판 | 상속인 전원 합의 해지 |
6. 실무상 주의사항
🔸 증권사의 실무 관행
은행이 예금 단독 지급을 거부하는 것처럼, 증권사도 MMF 수익증권의 단독 환매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증권사(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를 상대로 환매대금 지급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증권사가 투자자의 환매청구에 응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습니다.
🔸 일반 펀드와의 관계
이번 판결은 MMF(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에 관한 것이지만, 판결 이유에서 제시된 법리는 일반 투자신탁의 수익권에도 확장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장기 투자펀드의 경우 환매 제한, 기준가격 변동성 등 추가 쟁점이 있을 수 있어 개별 분석이 필요합니다.
🔸 기준가격 산정
환매를 청구할 때 어느 시점의 기준가격이 적용되는지는 자본시장법 제236조 제1항과 집합투자규약의 구체적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확한 환매대금 산정을 위해서는 환매청구일과 기준가격 적용 규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7. 결론 — 금융자산의 종류를 먼저 파악하세요
2023년 12월 대법원 판결은 증권사 계좌에 남겨진 MMF·투자신탁 수익권도 은행 예금과 같이 법정상속분에 따라 당연히 분할 귀속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상속인이 다른 상속인의 동의 없이도 자기 몫을 단독으로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실무상 매우 중요한 변화입니다.
다만 같은 금융자산이라도 예금·MMF는 단독 청구 가능, 주식·청약저축은 전원 합의 필요라는 점에서 처리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상속재산 속 금융자산을 확인하실 때는 가장 먼저 각 자산의 종류와 법적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속받은 예금·MMF·주식·청약저축 처리로 고민하고 계시거나, 은행·증권사가 단독 지급을 거부하는 상황이라면, 상속 사건 경험이 풍부한 오준성 변호사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자산별 최적의 대응 방법을 함께 모색해 드리겠습니다.
면책 공고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글만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적 판단의 근거로 삼으실 수 없으며,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직접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상속'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망 후 보험 계약자 변경했다면? | 상속포기 무효 위험과 안전한 대처법 (0) | 2026.04.15 |
|---|---|
| 상속재산분할심판 확정 즉시 등기해야 하는 이유 | 선의 제3자에게 권리 뺏길 수 있습니다 (0) | 2026.04.14 |
| 상속예금 인출 방법 총정리 | 필요서류부터 은행 거부 시 소송까지 (2024 간소화) (1) | 2026.04.11 |
| 한정승인 후 취득세·재산세, 고유재산으로 내야 할까? | 상속비용 인정 최신 판례 총정리 (0) | 2026.04.10 |
| 녹음유언이 무효일 때 사인증여로 살릴 수 있을까? | 대법원 2023년 판결 분석 (1) | 2026.04.09 |